삼성생명, 3%룰 개정안 적용 땐
전자 지분 23조원어치 팔아야
물산, 삼바 지분 교환도 불가능
[서울경제] 삼성생명이 보유한 23조원가량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압박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법안 통과 시 삼성그룹 전체의 지배구조를 뒤흔드는 만큼 후속 시나리오에 삼성그룹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지만 사실상 삼성으로서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의 박용진 의원과 이용우 의원이 지난 6월 각각 대표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다음달 정기국회에서 논의된다.
개정안은 보험사가 보유한 자회사 발행 채권 및 주식 소유의 합계액이 총 자산의 3%를 넘을 수 없다는 ‘3%룰’의 계산 기준을 취득원가에서 시장가격으로 바꾸는 것이 골자다.
법안 통과 시 3%룰을 맞추기 위해 삼성생명이 매각해야 하는 삼성전자 지분은 약 23조원어치에 달한다. 매각 차익으로 인한 법인세만 해도 4조~5조원 규모다. 재계에서는 특정 기업에 과도한 세금을 물리기 위해 법안이 추진되고 있어 향후에도 비슷한 입법이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매각 물량은 시장에 나오지 않고 삼성그룹 내부에서 해소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보고 있다. 삼성그룹은 삼성물산에서 삼성생명으로, 그리고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인데 삼성생명은 국민연금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삼성전자 지분(8.51%, 최근 사업보고서 기준)을 갖고 있다. 삼성그룹 전체의 지배구조를 뒤흔들 수 있는 지분이다.
재계에서는 삼성물산이 나서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과 스와프하는 방법이 거론되기도 한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확보한다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 확대와 함께 배당 확대가 이뤄지게 된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로부터 받았던 배당금은 7,196억원에 달한다. 삼성물산 지분 17.48%를 보유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서는 배당수익과 함께 삼성물산 지분을 이용해 삼성전자 경영권을 더 공고히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한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삼성물산이 지주회사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이 지주회사로 전환될 경우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을 20% 이상 보유해야 한다. 이미 5%를 가진 상황에서 15% 가까운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야 하는데 현재 시가총액 54조원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보유지분(43.44%)을 모두 매각할 경우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을 가져올 수는 있지만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삼성전자 지분 매입 자금까지는 여력이 없다. 물론 예전부터 삼성전자를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분할, 투자회사를 삼성물산과 합병 시키는 방안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장기적인 지배구조 개편 아이디어일 뿐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런 방법을 통한다면 자사주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게 되고 오너 일가의 보유 주식을 합병 회사에 현물 출자해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며 “다만 이 모든 시나리오의 변수는 관련 시장 참여자들의 동의 여부와 금융 계열사에 대한 처리 방향 등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사법리스크 해소 이후 지배구조 개편의 윤곽이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 5월 이 부회장은 “자녀에게 회사를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는 말과 함께 ‘뉴 삼성’을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사법리스크 해소 후 삼성을 겨냥한 금산분리 압박을 해소함과 동시에 지배구조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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